높고 험준한 산꼭대기에는 나무가 없으나
굽이굽이 감도는 계곡에는 풀과 나무가 무성하다.
물살이 세고 빠른 여울물에는 물고기가 없으나
물이 고인 깊은 연못에는 물고기가 모여든다.
이렇듯 드높고 가파른 행동과 편협하고 조급한 성질은
군자가 무겁게 경계할 일이다.
채근담 194편
공을 세우고 가업을 일으킨 사람은
대게는 겸허하고 원만한 인물이다.
일을 그르치고 기회를 놓친 사람은
영락없이 고집 세고 비뚤어진 인물이다.
채근담 195편
가파른 행동과 편협하고 조급한 성질을 물살이 세고 빠른 여울물에 비유한 채근담 194편이나 고집이 세고 비뚤어진 인물이 일을 그르치고 기회를 놓치기 마련이라는 경고를 한 채근담 195편은 사실 같은 내용을 말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편협하고 조급해지는 이유는 눈 앞의 성과와 성공에 눈이 멀어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당장 눈 앞에 성과를 내는게 중요하지 않다는 건 아닙니다. 성과가 “나 하나만 잘하면 되는” 것이라면 고민할 필요도 없죠. 하지만, 조급함과 편협함이 기승을 부리면 내 아래 사람들을 닥달하고 성과를 모두 내 덕으로 포장하기 십상입니다. 그런 욕망은 굳이 소시오패스들만 품는게 아닙니다.
그렇게 성과에만 집착해 사람을 보지 못하게 되면 성공이 오래 갈 수 없는게 당연합니다. 내가 내 주변의 사람들을 제대로 된 시선으로 바라보지 못하는데, 그들이 나를 제대로 바라볼 리는 없을테고, 결국 모든 일의 성사는 사람에 달려있기 때문이니까요.
물론 군자가 공을 세우고 가업을 일으키는 사람을 뜻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내 주변의 사람들을 부품이나 병풍처럼 여기는 소인배가 과연 최후의 최후까지 성공을 이어나가 크게 창업을 한 이후에도 효과적으로 수성하거나 계속 성장을 이어나갈 수 있을까요? 결국 나 스스로가 군자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래 생존하며 쌓아온 것들을 지키고 일궈나가기 위해서라도 내 성격을 편협하거나 조급하지 않고 원만하게 바꾸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