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망하거나 탓하지 않기

나는 하늘을 원망하지도 않고 사람을 탓하지도 않는다.

아래로는 사람의 일을 배우고

위로는 하늘의 이치를 터득하려고 노력할 뿐이다.

나를 알아주는 이는 아마도 하늘 뿐이다.

-논어 헌문(憲問) 편에서

일이 조금 뜻에 맞지 않고 거슬리거든 나보다 못한 사람을 생각하자.

그러면 저절로 원망과 남 탓이 사라지리라.

마음이 조금 게을러지고 방종해지거든 나보다 나은 사람을 생각하자.

그러면 저절로 정신을 퍼뜩 차리게 되리라.

채근담 213편


하는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세상 사람 모두가 고깝지 않게 보이며 누군가를, 또는 자신의 운명을 원망하게 됩니다. 반대로 매사가 순조롭게 잘 풀리면 자칫 마음이 게을러지고 행동이 오만하고 방종되게 되지요.

이건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인지상정이라 좋고 나쁘고를 말하는 건 의미가 없을겁니다. 다만, 그러한 마음에 빠지기 시작하면 하고 싶거나 해야 할 일들을 하지 못하고 헤매게 될겁니다. 어떻게든 빨리 벗어나야 하는 상황인거지요.

지금 당장의 상황에 온통 신경이 가있는 걸 벗어나기 위해서 “이럴 땐 이렇게 하자”는 다짐을 미리 해두는 것이 필요한 데, 논어에서는 “오직 일을 배우고 터득하는 데 집중할 것”을 권하는 반면 채근담에서는 “(타산지석이 될만한)사람을 보고 생각할 것”을 권합니다.

방향이 정 반대이나, 둘 모두가 효과적인 방법인 이유는 내가 원망과 게으름에 빠지는 이유가 나 자신의 마음에 틈이 벌어져 그 틈만 바라보고 있는 나 자신에서 빨리 빠져나와야 하기 때문일 겁니다.

내 마음에 틈이 생겨 벌어지고 있는데, 그것만 바라보며 원망과 게으름 같은 나락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면, 그것만큼 안타까운 일은 없을겁니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은 “아, 이래서는 안된다”는 깨달음 그 자체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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