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을 많이 하는 건 아니고, 집 주변이나 시내를 걸으며 돌아다니는 걸 좋아합니다. 그래서 등산용 자켓도 많이 사서 써보고 있는데, 방수 자켓들 중에서도 2레이어, 3레이어, 2.5레이어를 다 사서 써봤습니다.
요즘엔 특허가 풀려서 고어텍스 뿐 아니라 여러 아웃도어 메이커들이 자사 브랜드의 멤브레인 원단을 팔고 있어서 다양한 방수 자켓들이 가성비나 디자인을 뽐내고 있는데, 고도가 높은 산을 오를 일이 없는 저같은 경우는 멤브레인 자체의 성능보다 2레이어, 3레이어, 2.5레이어와 같은 원단의 형태가 더 중요합니다.
2레이어는 멤브레인 안쪽으로 보호층이 없고 따로 안감을 추가해서 멤브레인을 보호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가장 결정적인 단점이 무겁습니다. 하지만, 무게 빼놓고는 생각보다 단점이 별로 없습니다. 3레이어보다야 내구성이 떨어지겠지만, 실제로 2레이어를 몇년 째 써봐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내구성을 따지기 전에 겉감이 헤어지거나 그냥 너무 오래되어서 버리는 게 더 빠를 정도입니다.
제 사용 패턴으로 2레이어는 주로 겨울 철 칼바람이 불 때 냉기와 바람, 그리고 눈비를 가장 잘 막아줬습니다. 가격도 비싸지 않았구요.
3레이어가 요즘 많이 나오고 있는데, 내구성 이슈 때문에 사람들이 3레이어를 많이 찾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사실 3레이어가 단점은 가장 적은 형태라는 데 저도 동의합니다. 안쪽의 내구성이 좋기 때문에 사용 중 땀이나 피지 등이 묻을 때 관리하는 게 가장 편합니다.
3레이어에서 단점이라고 한다면 원단이 빳빳해서 신축성이 없고 입으면 바스락거려서 거슬린다는 점이 있는데, 최근에는 노스페이스의 리얼벤트 멤브레인(벤트레일 시리즈)나 코오롱 스포츠의 나노베일, 블랙야크의 나노쉴드 원단, 파타고니아의 H2No 원단 같이 3레이어임에도 까슬거리지 않고 부드러운 원단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같은 늦봄에 3레이어는 너무 두껍고 더운 느낌이죠. 간단한 조깅이나 산책을 가는데 큼지막한게 패킹되는 3레이어 자켓이나 바지를 배낭에 넣고 가기에도 좀 거추장스럽구요. 그래서 요즘같은 때에 비가 올거 같으면 2.5레이어 원단이 활용도가 딱 좋습니다. 물론, 2레이어난 3레이어보다 세탁을 더 자주 해야 하고, 코팅이 벗겨지는 등 내구성도 3레이어보다 떨어지는 단점은 있지만, 패킹도 더 작게 되고 가벼운데다 원단의 촉감도 부드럽고, 까슬거리는 느낌이 전혀 없습니다.
게다가 제조사 입장에서는 2.5레이어가 원가절감 측면이 상당하기 때문에 가성비도 더 좋습니다. 최근엔 아웃도어 브랜드 뿐 아니라 나이키 같은 스포츠 브랜드에서도 2.5레이어 워단을 채용한 옷들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2.5레이어 원단이 가장 빛나는 용도가 자켓이나 바람막이가 아니라 방수 바지 쪽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2.5레이어 원단으로 되어있는 방수 바지를 가지고 있는데, 3레이어보다 훨씬 착용감이 좋고 가볍습니다. 패킹도 당연히 더 작게 되구요. 기존에 가지고 있던 3레이어 방수바지는 더이상 안입게 되더라구요.
결론은 투습성능에 올인해야 하는 극한의 사용환경이 아니라면 굳이 3레이어가 아닌 2레이어나 2.5레이어도 용도에 맞게 선택하면 정말 만족스럽게 쓸 수 있다는겁니다. 또한, 고어텍스에 너무 집착하지 마세요. 고어텍스 원단보다 투습성능도 좋을 뿐 아니라 착용감과 촉감 모두 더 뛰어나면서도 가성비가 좋은 기능성 원단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