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언론이 기사를 쓰는 방향성은 이들의 감정을 자극하고 선정성을 극대화하는 데에 맞춰져있습니다.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공정성을 따지고 이런건 정말 신경을 안쓰죠. 이건 그만큼 언론을 감시하고 규제하는 시스템이 작동을 안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조금만 사안을 들여다봐도 기사 내용이 새빨간 거짓말이거나, 사안을 완전히 비틀어서 엉뚱한 곳을 바라보게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아래의 기사도 전형적인 사례입니다.
https://v.daum.net/v/5svPzqlo2H
기사 제목이 “대법원, ‘물가 변동 배제 특약’ 무효 판결 확정” 이라고 되어있습니다. 과거 부산 고등법원의 2심 판결에 이어 대법원에서도 해당 판결을 뒤집지 않고 인정해서 부산에 소재한 교회가 시공사에 요구한 선급근 반환청구를 기각한 판결 내용을 두고 쓴 기사 제목이 이렇습니다.
그럼, 부산 고등법원과 대법원이 정말로 사적 계약의 하나인 “물가변동 배제 특약”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 사실일까요?
팩트는 물가변동 배제 특약의 유효성을 법원이 부정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는겁니다. 해당 부산 고등법원의 2심 판결도 그렇고, 대법원 판결이나 다른 하급법원의 관련 판결들 어디에도 물가변동 배제 특약의 유효성을 부정하지 않았고, 부산 고등법원이 문제삼고 있었던 건 전혀 다른 부분이었습니다.
원고였던 부산 소재 교회가 시공사에 아무런 통보 없이 일방적으로 8개월 동안 공사를 중지시켰고, 그렇게 중지된 동안 물가가 상승해 건설비가 오른 것에 대한 책임이 시공사가 아닌 원고 측에 있다는 것이 판결의 주된 요지인거죠. 사실이 이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사실을 적시한 언론기사는 어디에도 없고 어디를 봐도 “물가변동 배제 특약 무효판결”이라는 자극적인 키워드만 적어내리고 있습니다.
기사 제목과 내용만 읽고, 짧은 뉴스 내용만 들은 사람들은 당연히 어떻게 요즘같은 시대에 사적 계약 내용까지 부정하는 몰상식하고 전체주의적인 판결을 판사가 내릴 수 있는지, 그 과정에서 혹시 재벌 대기업의 로비나 압력이 있었던 건 아닌지 하는 온갖 쓸데없는 상상과 억측을 떠올릴 수 밖에 없겠죠. 이건 사회적인 낭비이자 범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범죄에 가까운 사실호도를 일삼는데도 기자나 언론사가 그런 행위에 아무런 대가를 받지 않고 버젓이 저런 일들을 계속 반복할 수 있는게 절대로 정상이 아닙니다. 하기사, 이렇게 거짓말에 관대한 사회풍조가 만연하다 보니 온갖 사기꾼과 사이비들이 언론이고 유투브고 인터넷 커뮤니티 어디 할 거 없이 활개를 치고 돌아다닐 수 있는거겠죠.
대중이 원하는 것을 전파한다면, 정치적으로 옹호하는 세력의 지지를 받는다면, 이렇게 진실과 공정함에 무감각해도 아무런 감시니 심판도 받지 않는 언론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는 정말 많은 분들이 공유해야 하는 문제의식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