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도 코스톨라니의 달걀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만, 앙드레 코스톨라니라는 전설적인 투자자의 유명세를 이용해서 자신들의 주장을 그럴듯하게 포장하려고 앙드레 코스톨라니가 언급한 달걀 이야기를 제멋대로 퍼트린 사람들이 정말 많습니다.
코스톨라니가 말하고자 하는 달걀 이야기의 요체는 어떤 형태의 자산시장도 군중의 심리가 변하는 것과 함께 시장의 분위기는 항상 바뀌며, 투자자라면 그러한 변화 사이클을 이해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사이클을 이해하라는 말이 무어냐면, “사이클”이라는 단어에서 자칫 착각할 수 있는 고정관념을 탈피해야 한다는거지요.
사이클, 즉 경기의 순환이라는 단어에서는 시장의 분위기가 마치 “같은 속도로, 같은 경로를 주기적으로 반복한다”는 식의 오해를 부를 수 있습니다. 시장은 기계장치가 아닌 사람이 움직입니다. 당연히 같은 경로를 반복하지도 않고, 순환 주기가 일정하지도 않으며, 심지어는(이게 가장 중요합니다.) 사이클 중 하나를 건너뛰거나 반대로 돌아가는 등 사이클이라는 표현과 전혀 맞지 않는 불규칙성을 보이는 경우가 매우 흔합니다.
저점에서 고점으로 갔다가 다시 저점으로 가는게 아니라 저점에서 중간정도 가다 다시 저점으로 떨어질 수도 있으며, 고점에서 저점으로 가지 않고 더 높은 경지로 훨훨 날아갈 수도 있고, 심지어는 고점이나 저점에서 상상치 못한 장기간 동안 딱 멈춰있을수도 있다는겁니다.
그렇다면, 그런 걸 도대체 왜 “사이클”이라 규정해야 하며, 시장을 사이클로 받아들이는 것이 어떻게 투자기회가 될 수 있는건가요? 이는 우리가 시장을 사이클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때 비로서 “싼 가격”에 자산을 매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정 자산을 매입해서 장기간 보유했을 때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자산을 무조건 싸게 사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시장을 사이클의 개념으로 바라보았을 때 특정 자산이 현재 “충분히 싼 가격인가”를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지점입니다. 충분히 싼 가격에 자산을 매입하기만 한다면 그 다음부터 시장이 고점을 향해가던, 장기간 저점에서 계속 머물러있던, 고점을 향해가다 또다시 저점으로 고꾸라지던, 고점인 줄 알았는데 한단계 더 높은 곳으로 날아가버리던, 무슨 일을 당하던 최소한 망하지 않고 수익을 낼 확률을 극대화 할 수 있게 되는겁니다.
일단 시장 내에서 대다수 군중의 패닉과 무관심을 목도하고 저평가 된 자산을 싸게 사는데 성공했다면, 이후에 파는 건 별로 어렵지도, 고민이 되지도, 심지어는 중요하지도 않습니다. 사이클이 무슨 야료를 부리거나 불가능해보일 정도의 이상한 움직임을 보이던 수익은 나에게 확정적인 거지요.
사는 것보다 파는게 더 어렵고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투자자들은 “싸게 사는 것”을 포기했거나 애초에 싸게 사는 것에 관심이 없고 전혀 별개의 매커니즘을 통해 돈을 버는 전략을 채택한 사람들입니다. 사는 것보다 파는 게 중요한 건 투자라기 보단 트레이딩에서 강조되는 덕목이지 투자의 기본에서는 무조건 사는게 중요합니다.
앙드레 코스톨라니가 달걀 그림을 그려가며 우리에게 전달하려 했던 메시지가 바로 그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