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부귀영화를 바라지 않으니 이익과 복록의 달콤한 미끼를 어찌 근심하랴? 내가 조정 진출을 다투지 않으니 벼슬살이의 아슬아슬한 위기를 어찌 두려워하랴? 채근담 후집 44편 거창하게 부귀영화라는 말을 쓸 필요도 없습니다. 지금보다 더 편하고 즐거운 삶을 누리기 위해 더 많은 돈이 필요하고, 그걸 위해 더 많은 일을 하거나 더 힘든 일을 하기도 합니다. 그게 아니면 가지고 있는 …
[카테고리:] 독후감
여러 책들을 읽으면서 남긴 사연들입니다.
채근담 후집 41, 42편
세상을 초탈하는 길은 세상을 헤쳐 가는 가운데 있으니 굳이 인연을 끊고 세상에서 도망갈 일은 아니다. 마음속에서 일을 끝내는 공부는 마음을 다 쓰는 가운데 있으니 굳이 욕심을 끊고 마음을 불 꺼진 재처럼 식힐 일은 아니다. 채근담 후집 41편 이 몸을 언제나 한가로움 속에 내버려 두면 영욕과 득실을 어느 누가 내게 보내 주겠는가? 이 마음을 언제나 고요함 …
영원회귀, 위버멘시
니체는 그의 저서 “즐거운 학문”에서 최대의 중량(Das größte Schwergewicht)이라는 사고실험을 제안합니다. 실험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악령이 나타나서 우리에게 이렇게 선언하는거지요. 지금까지 내가 살아왔고, 지금 살고 있는 이 인생을 다시 한번, 아니 영원히 무한하게 반복하게 될것이라는겁니다. 단순한 사건이나 삶 뿐 아니라 태어나서 지금까지 내가 느껴왔던 모든 감정과 생각들은 고스라니 반복하게 된다면 그런 인생에 대해 기쁨과 행복을 느끼게 …
가난해도 초탈하여 살 수 있을까?
갈대꽃 이불을 덮고 눈밭에 눕거나 구름 위에서 잠을 자도 방을 채운 밤기운을 흠뻑 얻을 수 있다. 댓잎 모양 술잔을 들고 바람을 노래하고 달빛을 희롱해도 세상을 뒤덫은 뿌연 먼지 속에서 도망칠 수 있다. 채근담 후집 39편 채근담 후집 39편의 주제는 가난해도 혼탁한 속세를 초탈하여 살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채근담이 쓰여진 명나라 말기시대나 그 이전에는 이런 …
얽매일 데가 없는 삶
외로운 구름 한 줄기가 산골짜기에서 피어나니 가고 머묾에 얽매일 데가 하나도 없다. 휘영청 밝은 달이 창공에 떠서 조용하든 시끄럽든 아무것에도 상관하지 않는다. 채근담 후집 33편 채근담을 쓴 홍자성은 구름 한 줄기가 가고 머묾에 얽매일 데가 없다는 걸 보고 어떤 느낌이 들었을까요? 휘영청 밝은 달이 창공에 떠서 아무것에도 상관하지 않는 호방한 모습에 얼마나 큰 감동을 받았을까요? …
지극히 높은 것은 지극히 평범한 것에 깃든다.
선(禪)의 종지는 “배고프면 밥을 먹고 피곤하면 잠을 잔다.”고 시(詩)의 종지는 “눈앞에 펼쳐진 경치를 입말로 표현한다”다. 대개 지극히 높은 것은 지극히 평범한 것에 깃들고 지극히 어려운 것은 지극히 쉬운 것에서 나온다. 의식을 하면 도리어 멀어지고 마음을 두지 않으면 저절로 가까워진다. 채근담 후집 35편 지극히 높은 것이 지극히 평범한 것에 깃든다는 말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걸까요? 심오한 …
길고 오래가는 맛은 담박한 맛이다
길고 오래가는 맛은 진하고 독한 술에서 얻을 수 없고 콩죽을 끓여먹고 맹물을 마시는 식사에서 얻을 수 있다. 서글프고 참담한 심회는 고담하고 적막한 처지에서 생기지 않고 피리 즐기고 현악기 뜯는 향락에서 생긴다. 화려한 생활에서 우러나는 뒷맛은 항상 씁쓸하고 담박한 생활에서 우러나는 멋만이 홀로 그윽함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채근담 후집 34편 채근담 후집 34편을 읽고 단박에 …
사람답게 생각하기
한 걸음 나아갈 때 한 걸음 물러날 것을 생각하면 울타리에 처박히 숫양의 재앙을 면할 수 있다. 손을 대 때 손을 뗄 것을 먼저 셈에 넣으면 호랑이 등에 올라타는 위기를 겨우 벗어날 수 있다. 채근담 후집 29편 울타리에 처박힌 숫양을 생각해 봅니다. 숫양의 입장에서 보자면 울타리를 공격하지 말았어야 할 이유를 떠올릴 수 있었을까요? 숫양이 울타리를 들이받는 …
평탄한 삶 vs 흔들리지 않는 삶
산중에 숨어 편안하게 지내면 영화도 없고 욕됨도 없다. 인생길에 도리를 지켜 의롭게 살면 처지에 따라 따뜻해지거나 냉담해지는 세태를 겪지 않는다. 채근담 후집 27편 인생을 모진 세파에 휩쓸려 굴곡지게 살고 싶은 사람은 없습니다. 물론 도박처럼 대박을 노리며 몰락의 위험도 마다하지 않는 모험을 즐기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러한 리스크, 즉 위험 자체를 즐기는 사람은 거의 없죠. 그렇다면 평안하고 …
안다. 그런데 안 한다. – from “삼국지 생존왕”
게임을 하거나 술을 마실 땐 하나도 안 피곤한데 공부만 하면 피곤하다고, 그래서 내일로 미룬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상담사가 그랬다. 우리는 소크라테스만큼이나 자신의 문제점을 잘 알고 있다고. 그런데 안 한다. 그걸 하게 만들려면 일을 해야 하는 확신, 즐거움, 그 일을 통해 삶의 의미를 발견해야 한다고 조언해줬다. 다들 아는 말이다. 그런데도 안 한다. 나는 남들보다 뒤쳐지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