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가 생각하는 철학

인류는 수천 년 동안 같은 질문을 되풀이해 왔다. 인간의 뿌리는 무엇인가? 인간은 스스로를 고귀하다고 믿고 싶어 한다.

이타적 행위, 숭고한 감정, 진리에 대한 열망을 자랑스럽게 내세우지만 그 시작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아무도 대답하지 못한 다. 철학은 가려진 민낯을 여지없이 보여준다.

우리는 이성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다고 생각하지만 인간이 처음부터 이성적인 존재는 아니었다. 사람은 본래 충동적이고 제멋대로 행동하며 본능에 끌려 움직이는 존재였다. 그렇게 혼란스럽게 살아가던 가운데 조금씩 반복되는 경험 속에서 질서를 세우기 시작했다. 단순히 욕망을 따라 행동하는 대신. “이렇게 하면 더 안전하다. 저렇게 하면 덜 고통스럽다.”라는 식으로 조금씩 발전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이성이 생겨났다. 인간은 진리를 사랑한다고 하지만 진리 역시 오류와 착각을 거치지 않고는 도달할 수 없다. 수없이 잘못된 길을 걸으면서 조금씩 맞는 길을 찾는다. 무수한 오류를 거쳐야만 조금씩 정답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숭고함이라고 불리는 가치도 뿌리는 비천하다.

예를 들어 정의를 위해 싸운다고 외칠 때, 그 밑바닥에는 권력을 얻고자 하는 욕망이 숨어 있다. 사랑이라는 감정의 깊은곳 에도 소유와 지배의 충동이 자리한다. 겉으로는 가장 고귀해 보이지만 실은 가장 낮고 본능적인 땅에서 자라난 것이다.

철학은 이 모든 것을 해체하는 작업이다. 마치 화학자가 향수를 분석하면 결국 드러나는 원료들은 단순한 것들인 것처럼 철학은 인간을 해체해 그 속의 본능적 재료를 드러낸다. 사람 들은 이 사실을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누구도 자신이 욕망과 오류, 본능과 탐욕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직시하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철학을 배우는 일은 불편하다. 그 불편함을 감수하지 않는다면 인간은 영원히 환상 속에 머물게 된다.

철학을 배운다는 것은 스스로의 민낯을 보는 훈련이다. 자신이 숨기고 싶었던 동기, 본능, 욕망을 마주하는 일이다. 철학은 우리를 위로하지 않는다. 그러나 철학을 통해서만 우리는 진짜 인간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철학은 인간을 칭송하지 않지만 대신 인간이 숨겨온 본성을 끝까지 드러낸다. 철학은 불편하고 때로는 비인간적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오직 철학만이 우리 자신이 누구인지 알려줄 것이다.

철학은 위로가 아닌 직면이다.그 직면에서만 인간은 비로소 진짜 자신을 알게 된다.


니체의 저서 “초월자”에서 니체가 철학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입니다. 니체는 철학을 인간의 허위와 위선을 냉정하고 처절하게 해체하며 껍질을 벗겨 날것 그대로를 대면하는 도구로 규정합니다. 이는 니체가 말하고 있는 초월자(위버멘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힌트를 제공합니다.

인간은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고통과 한계에 직면했을 때 그러한 현실을 대면하는 것조차 힘들어합니다. 그럴 때 인간은 스스로를 속이며 “사실은 이 고통과 절망을 통제할 수 있다”는 거짓말을 만들어납니다. 사실 그렇게 스스로를 속이는 것 자체는 수백만년 동안 인류가 진화를 통해 발명해낸 생존에 필요한 본능이지만, 니체는 그러한 본능이 만들어내는 “외면하고 속고 싶어하는 욕망”이 우리를 노예로 만든다고 주장합니다.

인간의 이성이 스스로를 인간답고 자유로운 존재로 거듭나게 해주기 위해서는 수많은 시도와 그로 인한 오류와 실패를 거쳐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인간의 “속고 싶어하는 욕망”은 그러한 실패를 두려워해서 시도조차 하지 않게 가로막음으로서 인간의 자유를 박탈하는 쇠사슬로 작용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니체에게 있어서는 철학에서 빠져야 할 건 위로와 위안, 그리고 위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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