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채 장기물 금리가 계속 고공행진을 하면서 세계경제의 불안을 키우는 뇌관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미국채 장기물 금리가 고공행진을 하는 이유가 과연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안 때문인지, 아니면 미국의 “재정적자” 때문인지, 아니면 단순한 수급 문제인지에 대해 많은 분석과 뜨거운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데,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것이 제목에서 언급된 SLR규제(supplementary leverage ratio)입니다.
실제로 미국채 장기물을 가장 많이 들고 있는 민간기관은 보험사와 대형은행들입니다. 이들 보험사와 대형은행들이 미국채를 보유할 때 무위험자산으로 인정해서 자산으로 100% 인정해주는 RWA(위험가산가중자산)방식이 적용되는 동안에는 실제로 엄청난 양의 미국채를 대형은행들과 보험사가 매입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미국채 금리가 떨어지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SLR규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재발을 막기 위해 금융기관의 안정성을 재고하기 위한 바젤III 합의에 따른 것으로, 본격적으로 이를 시행하기 시작한 2018년 이후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2.4%에서 3.2%로 상승했었으며, 이후 2020년 코로나 판데믹으로 SLR규제가 한시적으로 완화되었을 때는 곧바로 0.6%-1.1%대의 초저금리가 유지되었죠. 이후 2021년4월 규제가 복원된 이후로는 다시 10년물 금리가 급등해 이제는 5%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10년물 국채금리의 변화가 100% 바젤3 합의안의 SLR규제로 인한 것은 아니겠지만, 10년물 국채금리가 결정적인 분기점을 보여줄 때마다 해당 규제의 완화 또는 복원이 일어났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문제는, 그렇다면 이제 미국채 장기물 금리가 이렇게까지 올라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또다시 SLR규제가 완화되거나 면제될 수 있는가 하는건데, 전면적인 규제 철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SLR규제의 모체인 바젤III 협약은 국제적인 협약으로 미국이 혼자서 일방적으로 규제철폐를 한다고 해도 대형 금융기관들의 국제적인 금융거래에 지장을 줄 수 있으며 정치적으로 “2008년 금융위기의 교훈을 망각한 채 정부가 빚을 더 많이 내기 위해 국제금융규범을 뭉게고 있다”는 비난을 감당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현재 미국 내에서 SLR규제의 전면 철폐 움직임을 없으며 기술적 재조정(recalculation) 방식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미 2025년 11월25일 연준 이사회에서 eSLR 수정안을 최종 승인해서 이미 2026년 4월1일 전면적인 공식 발효가 되었습니다. 즉, 이미 SLR규제는 상당부분 완화가 되어서 얼마 전인 올해 4월에발효된 상황이기 때문에 추가로 규제를 완화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이죠.
결국, 최근 일부 경제 유투버들이 주장하고 있는 SLR규체 철폐 가능성 및 규제 철폐 시 미국채 금리가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주장은 근거가 희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SLR 규제의 완전 철폐는 정치적으로 코로나 판데믹 급의 경제위기가 오지 않는 한(설령 오더라도 무제한 돈을 풀어 인플레이션이 왔던 교훈이 있기에 실천하기도 어렵죠) 불가능하며, 규제 재조정 및 완화는 이미 실시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SLR 규제 철폐를 들먹이며 미국채 장기물 금리의 하락을 예견하는 건 잘못된 논리전개임이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