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미국 주식의 하락은 지금까지와 다른 성격의 하락입니다.
지금까지는 미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주식이 하락하고, 금리가 떨어지면 주식이 상승했습니다. 미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유동성이 줄어들고 경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불안을 자극해서 주식 하락했던 것이죠. 그런데, 어제는 미국채 금리가 상당히 큰 폭으로 떨어졌는데 주식이 하락했습니다. 그것도 반도체와 AI관련 주식의 하락이 뚜렷했습니다.
이건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기전으로 시장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걸 의미하며, 가장 큰 변화는 채권시장이 인공지능기업에 대한 관점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WTI 원유 가격이 상승했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여전히 강한 상황에서 미국채금리가 내려간 사실이 의미하는 건 미국채 금리를 결정하는 주된 요소가 미국의 물가나 재정적자같은 펀더멘털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현재 미국채 장기물 금리를 움직이고 있는 가장 큰 요소는 AI기업들과의 자금조달경쟁에 있습니다. 지금까지 AI기업들이 시장의 돈을 빨아들이면서 미국채 수급이 꼬이면서 장기물 금리가 계속 상승해왔던거지요. 그런데, 어제 AI관련기업과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동시에 미국채 금리까지 하락했다는 건, 주식시장에 이어 채권시장에서도 AI기업에 돈을 계속 투자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의심하기 시작했다는 걸 의미합니다.
물론, 이러한 국면전환이 당장 AI버블의 붕괴나 끝없는 하락장을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주식시장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건 인간의 영역이 아니죠. 지난 5,6월달의 미친듯한 상승장을 예상할 수 있었던 사람이 어디 있었겠습니까? 다만, 이런 국면전환에서 제부터 우리가 주목하고 계속 체크해야 하는 시장의 신호가 “미국채 시장금리의 추세”라는 점을 잊어선 안될것입니다.
- 미국채 장기물 금리가 어느정도로 급격하게 하락하는지
- 장기물 금리가 어느 수준까지 계속 떨어질 것인지
- 미국채 금리가 하락하는 와중 반도체 및 AI관련주의 하락이 언제까지 연동될 것인지
- 미국채 금리에 영향을 주는 다른 펀더멘털적 요소들, 즉 물가와 경기를 보여주는 매크로 지표들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하는지
와 같은 것들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 반도체와 인공지능 분야의 투자에 적절한 대응을 하는게 쉽지 않을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