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실과 단구, 광성자

마음에 물욕이 없으면 그 마음이 바로 가을 하늘과 활짝 갠 바다고 자리 옆에 거문고와 책이 있으면 그 자리가 곧 신선이 머무는 곳이다. 채근담 후집 9편 채근담 후집 9편에 나오는 “신선이 머무는 곳”은 원문에 석실단구(石室丹邱)라는 단어로 나옵니다. 여기서 석실은 돌로 된 방으로, 상고시대 전설적인 신선으로 알려진 광성자가 기거했던 공동산 내 동굴을 의미합니다. 단구는 신선이 산다고 알려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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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마음

새가 지저귀고 풀벌레가 우는 소리는 모두 자연이 마음을 전하는 비결이고 꽃이 피고 풀이 푸른 풍경은 어느 것이나 다 도를 드러내는 문장이다. 배우는 사람은 심령이 해맑고 흉금이 영롱해야 한다. 그래야 어떤 사물을 접하든지 마음으로 통하게 된다. 채근담 후집 7편 자연이 우리에게 마음을 실제로 전한다고 믿거나, 새와 풀벌레 소리가 감정을 표현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합리적인 태도가 아닐겁니다. 우리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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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속의 꿈, 몸 속의 몸

고요한 밤 종소리를 들으며 꿈속의 꿈을 불러 깨우고 맑은 연못 달그림자를 보면서 몸 너머의 몸을 엿본다. 채근담 후집 6편 고요한 밤 잠을 자다 종소리를 들으면 잠에서 깨어 방금까지 꾸었던 꿈을 생각해봅니다. 하지만, 그렇게 깨어서 꿈을 돌아보는 나 또한 어느덧 다른 종소리를 듣는다면 이것이 또다른 꿈에 불과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맑은 연못에 비친 달을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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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사람, 비루한 사람, 시달리는 사람

세월은 본디 길건마는 바쁜 사람은 저 혼자 서두르고 천지는 본디 드넓건마는 비루한 사람은 저 혼자 좁게 여긴다. 바람과 꽃과 눈과 달은 본디 한가롭건마는 일에 시달리는사람은 저 혼자 쓸데없다고 푸념한다. 채근담 후집 4편 시간이 없다 서두르는 사람, 세상이 좁다고 아쉬워 하는 사람, 일상의 자연과 풍경을 쓸데없다 푸념하는 사람, 이러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아쉬워 한다”는 겁니다. 항상 아쉬워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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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모습이 드러나는 때

꾀꼬리가 울고 꽃이 피니 산에는 녹음이 짙어지고 골짜기에는 풍경이 고와졌다. 그래도 이 모든 것은 천지자연의 헛된 모습이다. 물이 빠지고 잎이 떨어지니 바위는 앙상하고 산비탈 초목은 말라 버렸다. 이제야 천지가 제 참모습을 드러냈구나. 채근담 후집 3편 천지 만물 본래의 모습, 거짓 없이 진실된 모습, 참된 모습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봅니다. 생각해보면 세상 만물에 거짓이 어디있고 참된 게 어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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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지혜 안에는 경쟁과 성공이 존재하지 않는다.

낚시질이 고상한 취미이기는 하나 그래도 죽이고 살리는 권세를 쥐고 있고 바둑이 청아한 오락이기는 하나 그 또한 싸우고 다투는 마음을 일으킨다. 일을 즐기기보다는 일을 줄여서 여유롭게 사는게 더 낫고 재능이 많기보다는 재능이 없어서 천진함을 보전하는게 더 낫다는 점을 알게 됐다. 채근담 후집 2편 설령 낚시라 할지라도 누군가를 죽이고 살리는 것에 익숙해지지 않기를 다짐하며, 설령 바둑같은 오락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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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는 아닌체 하는 사람들

산과 들에 사는 즐거움을 말하는 사람이 산과 들에 사는 멋을 실제로 즐기는 것은 아니다. 명예와 이익을 말하기 싫어하는 사람이 명예와 이익에 대한 미련을 다 떨쳐버린 것은 아니다. 채근담 후집 1편 산과 들에 산다는 건 화려한 저택에 살지 않는 초탈하고 달관한 삶을 의미합니다. 자신의 초탈한 삶을 자랑하듯 말하지만, 실제로 그런 삶을 즐기는 것인지 아닌지는 알기 어렵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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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와 협객의 차이.

군자는 환난에 처해서는 근심하지 않으나 환락을 마주해서는 근심하고 걱정한다. 권력자를 만나서는 두려워하지 않으나 불쌍한 사람을 마주해서는 마음에 놀란다. 채근담 221편 공자가 유교의 이상적인 인간상으로 제시하는 개념은 “성인(聖人)”입니다만, 성인은 너무나 이상적인 인격체이기 때문에 보통의 인간성과는 동떨어져있으며 성인은 한 나라의 왕이 되어야 할 자질 정도로 상정되고는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교에서 보통의 사람들이 추구해야 하는 목표점은 성인이 아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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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물

남을 책망할 때 허물이 있는 가운데 허물이 없음을 잘 살펴주면 상대방이 공평하게 여긴다. 자신을 책망할 때 허물이 없는 가운데 허물이 있음을 찾아내면 스스로의 덕이 갖춰진다. 채근담 219편 좋은 말입니다. 남을 책망할 때 허물 없음을 잘 살펴주면 당연히 상대방이 공평하게 여긴다는 말도 맞고, 나 자신을 돌이켜 반성할 때 나를 용서하려는 본능만큼 나 자신의 허물을 찾아내어 꾸짖으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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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과 뜻

입은 마음의 문이다. 입을 단단하게 지키지 않으면 진짜 기밀이 다 빠져나간다. 뜻은 마음의 발이다. 뜻을 삼엄하게 막지 않으면 삿된 길로 모두 내달린다. 채근담 218편 입이 마음의 문이고, 눈이 마음의 창이라는 말은 자주 듣게 됩니다. 쉽게 이해할 수도 있구요. 그런데, 뜻은 마음의 발이라는 말에 신선함을 느낍니다. 마음의 발이 육신이 아니라 뜻이기 때문에 삿된 길로 내달리지 않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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