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은 따뜻하지 않기에 진짜다.

인간은 입으로는 진실을 원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마음속에서는 언제나 듣기 좋은 말을 원한다. 진실은 차갑고 거짓은 따뜻하다. 진실은 불편하고 거짓은 안도감을 준다. 진실을 원한다고 말하면서도 막상 그것이 눈앞에 오면 못 본 척하는 것이 인간이다.

사람이 진실을 피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진실은 자신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진실이라는 빛 앞에서 자신이 생각보다 작고 이기적이며 두려움이 많은 존재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 깨달음이 아프기 때문에 사람은 오히려 희미한 말을 택한다. 괜찮을 거야, 다들 이렇게 산다. 그런 말들은 따뜻하지만 그 따뜻함 속에는 현실을 외면하고 싶은 마음이 숨어 있다. 세상이 진실보다 위로를 파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대부분의 관계는 솔직한 대화가 아니라 적절한 포장 위에 서 있다. 상대가 진심으로 원하지 않는 진실은 폭력처럼 느껴지기에 진실을 가려두고 오직 위로만 건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위로는 근본적인 치유가 아니라 잠시 통증을 가려주는 진통제일 뿐이다. 시간이 지나면 다시 고통이 돌아온다.

인생의 진실을 마주한 순간을 떠올려 보라. 진실을 마주했 을 때 자존심이 흔들린 적이 없는가? 진실은 내가 옳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마주하는 것이기 때문에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은 자신이 틀릴 가능성보다 세상이 틀렸다고 믿는 쪽이 훨씬 더 편하다. 그 믿음이 무너질 때 느껴지는 공허함이 너무 크기에 차라리 거짓 속에서 안정감을 유지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그냥 지금 이대로가 낫다고 말하지만 이 말은 겉보기에만 현명한 말일 뿐이다. 자기합리화에 가깝다.

진실은 생각을 바꾸게 하고 태도를 바꾸게 하며 때로는 관계를 끊게 만들기에 그 변화들이 두려워 지금이 낫다고 말하는 것이다. 인간의 마음은 어둠을 두려워하면서도 너무 밝은 빛을 싫어한다. 어둠은 숨기고 싶은 것을 감춰주지만 빛은 드러내기 때문이다. 인간은 언제나 자신의 마음이 안심할 수 있는 안심의 구역을 원한다.

모든 인간은 스스로에게 거짓을 말하는 시간과 그 거짓을 의심하는 시간이 교차하며 살아간다. 진짜 용기는 진실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진실을 감당하는 것이다. 듣기 좋은 말은 잠깐의 위로일 뿐 인생의 아무런 방향도 달라지게 하지 않는다. 진실은 따뜻하지 않기에 진짜다. 세상은 여전히 거짓으로 꾸며진 미소로 돌아가지만 그 속에서도 진실을 선택하려는 사람 덕분 에 인간의 정신은 조금씩 진보한다.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진실만을 말하면 그 진실이 폭력이 되어 받아들이는 사람을 고통스럽고 짜증나게 합니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과 대화하고 소통할 때는 자연스레 진실이 아닌 위로를 말하게 됩니다. 이건 서로간의 예의이기도 하고, 사회의 구성원이 각자 자기 역할을 하며 공동체를 굴려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규칙이기도 하기에 다른 사람을 향해 굳이 진실을 말하지 않는 것이 나쁜 건 아닐겁니다.

하지만, 내가 나 자신을 향해 위로의 말을 되뇌이고 진실을 떠올리려 하지 않는건 나 자신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만드는 정체와 퇴행으로 이어집니다. 자기위로는 따뜻하고 가짜입니다. 나를 안주하게 하면서 궁극적으로는 나를 죽이는 사이렌의 노랫소리와 같은 것입니다.

진실을 따뜻하지 않기에 진짜이고, 나를 살리는 진보와 이어져있는 목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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