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키온주의란 2세기 경 생겨난 기독교 이단의 한 종류입니다. 영상에 나오듯 당시 기독교 교단에 있어서 가장 위협적인 이단이었는데, 그 이유는 마르키온주의자들의 주장들이 모두 성경을 근거로 해서 논리적으로 도출된 결론들로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그러한 주장들의 논리적 정합성을 넘어 기존 교단보다 도덕적으로 행동했으며 순교자들을 많이 배출했기 때문에 그냥 덮어놓고 욕하고 공격하기 어려운 “까다로움”이 있었기에 그만큼 위협적인 이단이었습니다.
지금은 남아있지 않은 마르키온의 저서 “Antithesis(대립명제)”가 신약과 구약의 서로 모순되는 점들을 모아 구약의 하나님과 신약의 하나님이 다른 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하는데, 이게 참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바로 위 유투브 컨텐츠의 썸네일처럼 “성경 열심히 읽으면 이단 되는 이유”가 바로 성경의 모순되는 부분들 때문이지요.
논리나 문맥으로 따져보면 어떻게 봐도 구약의 하나님과 신약의 하나님은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맞습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상이한 태도와 언행을 논리적 정합성으로 이해하려 시도한다면 백이면 백 마르키온주의자가 되는게 당연하겠죠. 역설적이지만, 바로 그것이 성경을 열심히 읽으면(정확히는 논리적 정합성에 집착하면) 정상적인 신앙에서 벗어나 이단이 될 수 밖에 없는게 현실입니다.
지금까지 구약의 하나님과 신약의 하나님이 “동일한 존재”라는 주장을 논리적으로 입증하는 데 성공한 신학자는 없습니다. 사실, 그런 시도 자체가 어찌보면 의미 없는 헛수고일수도 있지요. 애초에 수천년이 넘는 시간을 견뎌가며 변화하고 진화해온 하나의 신앙체계가 수천연 이전의 것과 이후의 것이 동일한 것이라고 강변하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건지는 굳이 고민하지 않아도 수긍할 수 있으니까요.
결국 2세기 당시의 기존 교단이나 마르키온주의자들이 저질렀던 오류는 잘 이해가 가지 않고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 논리적으로는 모순인 부분들을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또는 “알 수 없다”고 솔직하게 인정하지 않고 “내가 맞고 당신이 틀렸다”라는 결론으로 앞질러 가버렸다는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르는 걸 모른다 하지 않고 모르는 걸 안다고, 알 수 있다고 말하는 건 거짓말이 될 수 있는거지요.
그렇게 일말의 오류의 가능성이 분명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인 이유로 인해 상대방을 이단이나 사기꾼, 사이비로 몰아가야만 했던 당시의 어른들의 사정은 결국 지금에 와서도 고스라니 재현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