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한의학에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을 뿐 아니라, 현대의학에서도 주의깊게 고민해 보아야 할 문제가 “병이 아닌 사람을 보자”라는 명제일 겁니다. 병을 일으키는 외부의 원인 인자를 집중하지 않고 병이 나는 사람에게 주목하는 것은 여러모로 쓸모있는 접근방식이 분명합니다. 특히나 감기나 암과 같이 원인을 제거하는 게 불가능하거나 어려운 경우에는 사람의 몸을 건강하게 유지시켜서 설령 병에 걸린 후라 하더라도 불편한 …
[카테고리:] 의학, 의료, 현장의 이야기들
내가 만약 폐암말기라면
사람 일은 모르는 거라, 아무런 증상도 없는 상태로 내일이라도 폐암말기 판정을 받는 일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만약, 폐암말기 판정을 받는다면 어떻게 대처할까에 대해 고민이 되는 건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저로서도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말기라는 말을 쓸 때에는 조심스럽게 써야 하는데, 단순히 수술이 불가능한 상태와 더이상 손쓸 수 없을만큼 치명적인 부분에까지 암이 퍼져서 …
의사들을 꾸짖는 한 한의사의 임상사례
DP에서 종교 이야기 다음으로 분란과 소란을 조장하는 주제가 양방한방 문제일 겁니다. 이 주제에 대한 제 생각이나 입장은 확고하지만 어지간 해서는 그런 주제로 글을 안쓰는 이유는 한의사분들을 존중하고, 그 분들의 열정과 경험, 그리고 전문성을 존중하기 때문입니다. 한의학에 종사하는 분들이라고 꽉 막힌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 건 아니라는 걸 알기에 이런 주제로 글을 자꾸 쓰는 바보짓을 안하려 하지만, …
한의학의 쾌거, 넥시오 프로젝트
경희대 한의대 최원철 교수님이 말기암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던 넥시아 프로젝트가 드디어 빛을 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health/157705.html 넥시아프로젝트라는 게 간단하게 말해서 한방에서 “암”에 해당하는 병증에 대해 나온 처방들을 복원해서 실재 암환자들에게 효과가 있는지를 알아보는 프로젝트입니다. 물론, 아무 암환자나 치료해서는 안되겠기에 몸 여기저기로 전이가 되어버린 전이암 상태, 즉 4기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하는데요, 기존의 처방들은 한방재료들을 끓이거나 …
무언가가 없다라는 말
임상의사들이 간과하거나, 착각하기 쉬운 선입견 중 하나는 “눈으로 직접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는 것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영상의학과에서 시행하는 여러가지 영상진단방법들은 두 눈으로 직접 보는 것 만큼의 해상도나 선명도를 제공하지 못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생각은 주로 내과 의사들이 많이 의존하는 내시경의 우월성에 대한 근거가 되기도 합니다. 분명, 내시경은 매우 장점이 많은 진단방법입니다. 위나 대장같은 …
[초음파검사] 에서 가장 중요한 것
요즘 건강검진에는 어지간하면 다 들어있는 게 초음파영상진단입니다. 실재로 간이나 콩팥, 췌장이나 갑상선쪽의 문제를 파악하는 데 있어서 초음파영상은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적인 검사로 자리잡은 지 꽤 오래되었죠. 초음파는 다른 CT나 MRI같은 영상장비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싸고 많이 보급되어 있는 데다가, 방사선피폭이나 심리적인 압박감 없이 시행할 수 있는 친근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마냥 친근하고 널리 시행되는 초음파영상도 뚜렷한 약점을 …
박경철의 경제포커스
저는 KBS 2라디오의 박경철의 경제포커스를 즐겨 듣는 애청자입니다. 시골의사 박경철의 해박한 식견과 시리듯 날카로운 통찰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만큼 뭇 시사평론가들 중에서도 백미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나, 이런 그의 평론이 단정적이고 확정적인 전망이나 모멘텀을 가르키는 데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우리들 스스로 고민하고 성찰할 수 있는 거리들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마음이 듭니다. 항상 경제의 흐름을 앞서서 …
총액계약제, 그렇게 나쁜 제도일까요?
식코라는 다큐멘터리가 나오고, 영국의 의료보험체제의 실상에 대해 어느정도 알려진 요즘 우리의료보험체제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나 총액계약제에 대한 인식을 보면서 어떨 때에는 좀 황당하다는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예전 의약분업 때에부터 이미 영국식 의료시스템이나 총액계약제에 대한 이야기는 꾸준히 제기되어 있었고, 당시에는 정부는 그냥 간보는 수준의 의제제기, 의사들은 절대반대, 시민단체들은 절대적으로 해야 한다고 각을 세우며 의사들을 비난하고 정부에게 이들 …
의료보험 문제의 두가지 결말 – 식코와 킹덤
호러물인 킹덤을 보신 분들이 많은가 궁금합니다. 킹덤은 덴마크의 코펜하겐에 한 종합병원을 무대로 일어나는 갖가지 기이한 현상들을 담은 영화입니다. 그 종합병원에 스웨덴에서 건너온 저명한 신경외과의사인 스티그 헬머박사는 편협하고 이기적이면서도 주변사람들과 어울릴 줄 모르는 사람으로 묘사됩니다. 제가 그 영화를 다 보지는 못했지만, 전반부를 보면서 인상깊게 기억하고 있는 부분은 젊은 전공의와 마찰을 빚던 부분입니다. 젊은 전공의가 한 노인환자를 …
고가의 건강검진은 과연 의미가 있을까?
서울이나 수도권에서는 고가의 건강진단 서비스가 성행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심지어는 100만원이 넘는 상품도 있다고 한다는군요. 이런 식의 건강진단에는 단연 고가의 영상장비가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 중에는 한번 시행하기만 하면 모든 암의 존재여부를 단번에 알려준다는 검사들이 포함되기 마련입니다. 아무래도 돈을 그렇게 많이 받는 검사인데 이런 정도의 차별성은 당연한 것일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주의해야 할 점은 이렇게 …